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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어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 존 헤네시 / 구세희 옮김 / 부키(주) / 2019년

by 나를단련 2020. 9. 5.

자녀의 성장과 더불어 나의 성장이 어떤지 진단하고 고민하던 중에 어른의 성장을 주제로 제목을 지은 이 책이 눈에 확 와 닿았다. 나는 그동안 내 아이들의 성장에만 관심을 가졌지, 정작 나의 성장과 미래는 어른이 되고서 청소년기에 비하여 많은 시간을 쏟지 않았던 것 같다.

지은이 존 헤네시는 미국의 스탠퍼드대학교에서 16년간 총장을 한 사람이다.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통한 성장의 10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그 10가지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Humility(겸손)
2. Authenticity(진정성)
3. Service(봉사)
4. Empathy(공감)

5. Courage(용기)

6. Collaboration(협업)
7. Innovation(혁신)
8. Curiosity(지적 호기심)
9. Storytelling(이야기 전달력)
10. Legacy(유산)

위 영어 단어들 한 단어 한 단어를 찾아 해석을 옮겨 적어보며, 성장은 성품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성품은 하루아침에 의지를 가진다고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하나의 성품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 부족한 부분을 찾아 오랫동안의 의식과 훈련에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성품 중에 10가지를 순서를 정해 소개하는 작가의 기준을 궁금해하며 읽어 나갔지만 읽다 보니 일반적으로 우리에게도 공통적으로 필요한 성품이며,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서 그냥 의식 없이 살아가서는 성장할 수 없는 것들로 연결된다. 또한 골고루 다 성장시키는 것도 힘들겠지만 지향점은 위 10가지만이라도 골고루 성장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존 헤네시는 47살에 스탠퍼드대학교 총장의 제의를 받는다. 내 나이 마흔 일곱살 바로 지금이다.
나와 비교해보면 아주 특별한 사람이다. 공부도 잘 했고... 그렇다고 내가 좌절하는 것은 아니다. 늘 위로를 받는 이야기는 성경책에 달란트 비유가 있는데 누구나 사람에게는 각기 다른 달란트(재능)가 있어서 잘 계발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특별한 사람과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겠지만 비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가를 통하여 나를 발전시키는데 목적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나의 부족한 부분과 내가 발전돼 나가야 할 부분을 이 사람이 도와줄 것이다. 나는 그저 이 책에서 내가 적용할 것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위의 원칙들 중에 1~4번 원칙은 다른 것들의 토대가 되는 원칙이라고 소개한다.
5번의 원칙은 1~4번 원칙을 가지고 조직의 변화를 이루어 내는 구체적 방법들과 연결시킨다.
읽다보니 앞서 읽었던 정약용의 목민심서가 생각난다.
그때 목민심서는 '수신제가 치국'에서 '치국' 곧 나라를 다스리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의 관리와 가정의 관리가 완성된 사람이 나라일을 하며, 특별히 정약용은 당시 유교사회에서 실학이라는 학문으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다루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이번 존 헤네시의 책이 곧 미국 사회에서 개인과 가정이 다스려진 사람이 조직, 이번에는 직장에서 리더로서 어떻게 해야 본인도 조직도 또 그 구성원도 성공할 수 있는가를 실학과 비슷하게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는 것을 보니, 동서양의 선구자가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적용을 하고 있구나 하고 알 수 있었다.

"나는 진정한 자신감, 즉 자신감으로 위장한 겉모습이나 거짓된 허세, 또는 최악인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과 품성에 대한 진정한 인식은 자존심이 아닌 겸손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제일 첫번째 성품인 겸손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겸손, 정말 어려운 과제다. 그렇다고 해서 거짓으로 겸손한 척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조직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겸손이 우선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고 공감한다.
헤네시는 겸손은 우리의 성공이 행운의 덕분이라는 자각과 어떤 주제에 대하여 늘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팀원들이 알고 있는 것을 배우며, 겸손한 자세로 그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다."

이런 겸손의 습관은 리더가 되기 위해 체득하고 숙달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겸손의 이야기를 하면서 야심의 이야기도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겸손이 어떤 목표 달성에 있어서 양보에 연관되지는 않는 것 같다.
"남들의 유익을 위해 야심을 품는 것이야말로 겸손한 동시에 야심 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겸손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순간은 아마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때일 것이다. 실수는 모든 사람, 모든 리더에게 일어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겸손해야 한다고 하는 말처럼 들린다. 나도 실수할 수 있으니까, 다른 사람의 실수에 관대하게 대해야 하는가?

"나는 단 한번도 스타트업 기업의 창립자나 대학교 총장이 되겠다는 계획을 세우거나 원한 적이 없었다. 진정과 열정을 불사르며 그러한 역할을 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어떤 계획이나 꿈도 중요하지만 진정성 있는 삶의 한 걸음이 더 중요한 것이다. 하루하루 진정성 있게 살아나갈 때 자연스럽게 목표가 생기고 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힘도 생긴다.

"어떤 조직을 이끌더라도 창의성과 헌신성만 있다면 핵심 사명을 더욱 확장시키고 가까운 동동체에 봉사하는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다."
리더는 조직에 군림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도 봉사하는 리더십을 최고의 길로 여기길 바라면서 조직에 권장하고 지지해야 리더의 선의가 내부 구성원을 넘어 넓게 뻗어갈 수 있다고 한다.

"우리도 머리와 가슴을 하나로 합쳐 생각한다면 우리 나름의 범위 안에서 같은 일을 행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에도 호소하지만 가슴에도 호소해야 한다. 머리에 호소하는 것은 각종 근거 자료와 데이터를 제시하여 설득력 있게 말해야 하지만 가슴에 호소하는 것은 감동적이고 공감되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런 공감을 통하여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사명감 있게 일하게 한다. 또한 그 공감은 형평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

"리더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업과 팀워크다."
리더 한사람의 생각과 결정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갈 수 없다. 조직 내에서 유능한 인재를 찾아 잘하는 분야를 맡겨 잘 조율하는 것이 리더일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모든 악기를 잘 다룰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을 모아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 스스로가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헤네시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공동체에 비전을 주기 위해 공동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하여 비전을 공유하고 실천하게 하여 유산으로 남겨간다. 그런 이야기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독서이다. 그래서 자신의 서재를 만들 것을 제안하며,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책 목록을 소개하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누구에게나 공동체를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오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자신과 가정을 잘 경영한 사람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그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어 갈 수도 없다. 미리 많은 독서와 경험을 통해 훈련된 사람이 그 기회를 잘 살려 공동체를 성공의 목표로 안내할 수 있다. 그러나 의지만으로는 될 수 없는 것이다. 헤네시가 살아오면서 자신이 경험했던 여러 가지 성품을 중심으로 했던 이야기들을 생각해 본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이루어낸 결과에 대한 자랑으로 보일 수도 있는 책이었지만,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리더로서 필요한 공통의 가치와 준비하고 훈련되어야 할 성품이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다. 결국 이 책은 그때그때 적용할 기술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리더의 자질과 성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고 또다시 나를 돌아본다.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몇 가지 배워간다.
배움은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의 영역이 더 중요하다. 내 것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완성해 나갈 때까지 마치 운동을 배울 때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해 나가는 것처럼 지식도 내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 의지를 가지고 나를 단련해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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