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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목민심서 - 정약용 / 김기태 엮음 / 청목사 / 2001년

by 나를단련 2020. 8. 8.


목민심서는 오래전부터 한 번쯤 읽고 싶었는데 책이 어렵다는 선입견도 있고, 기회가 닿지 않아 이제야 읽게 되었다.
18세기 정약용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당시에 실학이라는 사상은 성리학에 대해 매우 새로운 이론이었지 않았을까?
지금 와서 책 내용을 보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적용 가능할 법한 이야기들이지만 당시 신분제가 있던 조선 후기에는 그렇게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또한 조선 후기 사회가 특히 관이 부정부패가 있었다는 점에서 볼 때는 정약용이라는 사람은 당 시대에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약용에 대한 이야기는 나무위키를 참고한다.
https://namu.wiki/w/%EC%A0%95%EC%95%BD%EC%9A%A9

정약용 - 나무위키

백성을 사랑하는 근본은 아껴 쓰는 데 있고, 아껴 쓰는 근본은 검소하게 말하는 데 있다. 검소한 연후에나 능히 청렴할 수 있고, 청렴한 연후에나 능히 자애로울 수 있으니, 검소한 자가 되는 그

namu.wiki


p.4
22세에 경의진사가 되었으며 암행어사, 참의, 좌우부승지 등을 거쳤고... 1792년 수원성의 규제를 짓고 '기중가도설'을 지어 4만 냥을 절약하였다.

지금으로 비유하자면 20대 초반에 벌써 5급 행정고시를 합격하여 주변에서 보기 드문 수재였던 것 같다.

책의 내용은 부임 육조 등 12가지의 분야로 나누어 백성을 다스리는 목민관이 가져야 할 마음을 각 분야에 6개의 조목으로 정리해서 썼다. 지금의 시각으로도 매우 자세하게 실천 가능하게 기록된 것으로 보아 실학자란 이런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도 이 책은 한문으로 기록된 것을 음과 뜻과 해설을 함께 기록해 놓아 읽기에는 어렵지 않았는데, 마치 법전을 찾아보는 듯한 느낌도 조금은 든다.

목민심서에 대한 소개글도 나무위키를 참고한다.
https://namu.wiki/w/%EB%AA%A9%EB%AF%BC%EC%8B%AC%EC%84%9C

목민심서 - 나무위키

부임육조 목민관으로 발령을 받고 고을로 부임할 때 유의사항이다. 백성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나라에서 주는 비용 외에는 한 푼도 백성의 돈을 받아서는 안 되며, 일을 처�

namu.wiki


p.50
3. 제가
수신이후제가하고... 선제기가니라.
자기 몸을 바르게 가진 뒤에 집안을 바로 이끌어 갈 수가 있고, 집안이 바로 된 후라야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은 천하에 통하는 원칙이다.

공자에서 소개된 내가 좋아하는 말인데 여기서 보니 반가웠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순서는 나를 먼저 단련해야 가정을 이끌 수 있고, 가정이 바로서야 나랏일을 할 수 있으며, 평천하는 나랏일까지 잘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천하를 평안하게 할 수 있는 것인데,
나는 거꾸로도 천하가 평안하면, 나라가 바로 가고 나라가 바로 가야 집안이 잘되며 집안이 잘되야 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해본다.
그러면, 멀리 보지는 못하더라도 지금 세계가 코로나 19로 인하여 평안하지 않으므로 우리나라도 평안히 갈 수 없으며, 나라가 여러 가지 문제로 시끄럽고 국민이 양분되어 반목하니까 가정도 바로 서기 어렵고, 가정도 바로 서지 못하고 상처 입고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관계가 깨지니까 개인들도 병들어가고 단련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다시 개인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과 가정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은 내가 영향력을 미치는 범주에서 가능한 것이니 실천해 보겠다고 다짐해 본다.

p.87
상사가 출장을 보낼 때에는 마땅히 언제나 정성껏 순종해야 한다. 사고를 핑계하거나 병을 칭탁하여 자신의 편안만을 꾀하는 것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다.

공직자는 상사가 옳은 일로 지시했을 때는 자신의 이익을 먼저 따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순종해야 한다. 사익을 먼저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말은 쉬운데 이것이 실천하기 어려울 것 같다. 최근에 정부가 아파트 집값을 잡겠다고 다주택 정부 고위 공직자들에게 집을 한채만 남기고 팔아 국민들에 모범이 되야 한다고 권했을때, 내가 그 사람들이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면 역시 쉽지만은 않다고 생각이 되며, 물론 여러가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결국 그 사람들은 사의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공직을 하는데는 개인의 사사로움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8071337001&code=910100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청와대 수석 5명 일괄 사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7일 사의를 표명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비서실...

news.khan.co.kr


p.89
상사가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강제로 군현에 배정하여 시키는 일이 있을 때에는 수령은 반드시 이가 되고 해가 되는 점을 자세히 진술하여 시키는 대로 거행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예전에는 상사가 지시하면 무조건 따르는 것이 사리에 맞는 것인 줄로만 알았었다. 그러나 박근혜 탄핵 이후 아래 참모들이 잘못된 지시를 따름으로 잘못된 결과에 대한 책임지는 것을 보고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벌써 정약용이 살고 있었던 조선시대에도 그렇게 잘못된 것을 그저 명령에 복종한다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맹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다른 책에서 읽어본 기억이 난다.
그래서 부하는 상사가 지시하는 것을 잘 보고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맞지 않다고 말하고, 그 직에서 사임할 각오로 공직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것도 역시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p.99
흉년 때문에 유기한 이외에 서울의 개천에는 간혹 버려진 아이가 있었다. 그것은 미혼모가 버린 아이가 대부분이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미혼모와 버려지는 아이들이 있었던 것 같다. 목민관(수령)은 나라의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과 가정만 돌봐서는 안된다.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특별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p.115
장래의 환난을 미리 생각하여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재난이 일어난 뒤에 은전을 베푸는 것보다 낫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최근에 비가 자주 와서 침수피해가 있는 상황에 생각해 보았다. 공직자는 마을의 재해재난에 대비해야 할 것인데, 그런 대비가 때로는 일반 백성들이 보기에 불편하거나 다른 시각으로 볼 수가 있다. 그러나 미래를 예측하여 적시 적절한 판단을 해야 할 사람이 지도자이다. 백성들은 현실에 편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 못할 수가 있다.
그리고, 재해 재난을 당했을 때 그 지도자가 미리 어떻게 준비해왔는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준비를 못하면 준비를 하는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우리 개인도 평상시에는 그 사람이 어떤지 잘 모르지만, 위기에서 표현되는 그 사람의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 줄 알 수 있다.

어쨌든 오래전에 읽었다면, 재미없었을 듯한 책을 나이가 먹어가며 다시 읽어보니, 매우 상식적이지만 실제 적용에서 어려울 것 같은 주제들이 많이 있다. 또한 성경에 잠언과 같은 이야기가 개인의 수신에 대한 이야기라면, 목민심서는 치국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꼼꼼히 기록해놓은 것 같다. 정약용이 이런 책을 쓸 정도이면, 개인에 대한 수양과 가정을 잘 다스렸다고 가정이 들고, 그에 대한 기록들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당시에 실학이라는 학문이 새로운 시각의 학문이었다면, 지금은 어떤 것이 그런 새로운 학문일까 생각해 보게 되고, 그것을 알기 위해 책을 읽어 나가면서 삶에 어떻게 적용할까를 통해 그저 책의 수량만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정말 내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겠다는 의지를 다짐해 본다.

아쉬운 것은 그 시대에 정약용의 생각과 글이 수용될 수 없었던 문화와 환경이었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정약용이 좋은 곳에 사용되지 않고, 유배되어 책 읽고 글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가 남긴 글이 시간이 흘러 재 평가되어 우리의 삶에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에는 높게 평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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