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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 : 창원 동읍 주남저수지 차박

by 나를단련 2020. 4. 30.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렇게 큰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

지난주에 광암 해수욕장에 아내랑 다녀오고 다시 휴일이 돌아와서 또 갈까 하고 물어보니 그러자고 했다. 아마도 지난번 여행이 싫지는 않았던가 보다.

여행은 여행을 가서 즐거운 것도 있지만 여행지를 정하는데서 부터 작은 설레임이 생긴다. 마치 로또복권을 사서 당첨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주간을 보내는 것처럼 이 곳에서 어떤 새로운 기쁨을 얻을 수 있을까하는 잔잔한 기대로 휴일을 맞이한다.

지난번 광암 해수욕장은 캠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번에는 좀더 개인적이고 조용한 곳이 어디 있을까하고 찾아보던 중 가까운 동읍 주남 저수지가 괜찮을 듯 싶었다.

주남 저수지는 남부지방의 철새도래지로 겨울철에는 많은 철새들이 추위를 피해 모여드는 곳이여서 많은 탐방객들이 방문한다. 자전거 빌려주는 곳도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또는 저수지 둘레길을 돌아 보는 것도 아주 평안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겠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화장실을 제외하고 모든 시설은 사용이 제한된 상태이다.

지난 차박을 한후 보완할 사항으로는 둘이 에어매트를 깔고 잘때 차량 평탄이 좀 미흡하여 한사람이 뒤척이면 꿀렁꿀렁 하는 면이 있어서 고민을 하다가 예전에 캠핑할때 사 놓았던 플라스틱 접이식 테이블을 활용하기로 했다. 차량 2열과 3열 의자를 접고 기울어진 경사면을 걸쳐 접이식 테이블을 2개 길게 놓으니 수평도 맞고 바닥도 단단하게 고정되었다. 다리쪽에는 테이블을 추가로 가로로 놓아 꺼짐을 방지하고 그 위에 에어매트를 펼쳐 바람을 넣어 보니 지난번 차박때 보다 평평하니 꿀렁거림이 적어졌다. 아내도 만족해 했다. 테이블은 눈짐작으로 길이가 150cm 폭이 60cm 두께가 6cm 정도 되는 듯 하다.

밤 10시쯤 주남 저수지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엔 차량이 없고 순환로 중간중간 한두대씩 길가에 주차해 있었다. 우리는 주차장에서 밤을 보냈다. 날씨가 맑고 주변이 어두워서 하늘에 달과 별이 아주 잘 보였다. 달 옆에는 평소 볼수 없었던 금성(샛별)과 화성, 북두칠성도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새벽에 다소 추운 기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침낭을 하나 더 챙겨가서 각자 덮으니 그리 춥지는 않았다. 온도계의 온도는 9도 남짓으로 쌀쌀한 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해가 막 떴다. '앗! 이곳은..' 이곳은 새해에 해돋이를 보러 온다고는 들었으나 이렇게 일출이 멋진 곳인줄은 처음 알았다. 그리고 어젯밤 왜 차들이 길에 서 있었는지도 일출을 보며 알았다. 해뜨는 것이 잘 보이는 위치에서 밤을 보냈을 것 같았다. 서둘러 나도 휴대폰으로 찍었지만 해는 이미 중천에 올라간다. 혹시 다음에 오게 된다면 일출을 꼭 보리라 하고 다짐해 본다.

주차장 옆에는 람사르 생태 박물관이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문은 닫힌 상태다. 화장실만 열려있다. 늘 느끼는 생각이지만 역시 우리나라 화장실 최고다. 관리가 잘되어 있어서 깨끗하다. 이곳은 물도 수돗물인지 그렇게 차갑지도 않다.

간단히 세수를 하고 아침준비를 생각하려는 순간, 아차 싶었다. 지난번에 코펠을 사용하고 설겆이 한다고 빼놓고는 차에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당황스러워졌다. 잠시 생각해 보니 종이 그릇에도 물을 넣고 끓일수 있다는 어릴때 읽었던 과학 이야기가 생각 나서 차량을 이동해서 테이블을 펴고 즉석국밥을 물을 넣고 종이 그릇채 불에 올려놓고 데웠다. 그릇 밑바닥 조금 탄것을 빼고는 뜨끈뜨끈한 국밥이 완성되어 기분 좋게 먹었다. 종이컵에 물끓여 좋하하는 믹스커피도 타서 마시고 '아~! 조오타!'

우리는 가끔 결핍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데 이렇게 휴일전날 차박 캠핑을 통해 내가 누리는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스레 깨닫는다. 커피까지 마시고 보니 주차한 그곳이 황토길로 조성된 곳이라서 맨발로 아내랑 한바퀴 걸었다. 유채꽃과 벌 그리고 황토길을 맨발로 걷는 것은 정말 좋다.

발을 닦고, 차를 돌려 다시 주차장으로 이동한 후 뚝방으로 조성된 탐방로를 걸었다. 휴대폰으로 바라보는 곳 마다 사진작품 같은 풍경이 펼쳐져서 '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으며, 오랜만에 아내랑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사진을 찍으니 다시 연애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행복감이 솟아난다.

휴대폰 카메라는 정말 좋은 발명품이다. 이게 없을때는 고가의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일부의 특별한 사람들만이 찍는 즐거움을 누렸다면 지금은 누구나 시간과 정서적 여유만 있으면 사진으로 자연과 사람을 담아내는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주남 저수지 주변을 차로 찬찬히 돌아 나오며 중간중간 차를 세워 놓고 사진찍고 얘기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다시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온다.

이번 차박준비물(밑줄친 것이 사용한 것이다)

에어매트 세트, 침낭, 깔개, 모기장(집게), 앞유리 가림막, 모포

가방[
세면도구(치약, 치솔, 면도기, 비누), 수건, 물티슈,
간이 부탄가스난로(부탄가스), 야간 라이트
코펠, 미니화목난로, 전기파리채, 종이컵, 휴지, 에프킬라, 버너,
]

스치로폴 박스[
구운계란, 믹스커피, 컵라면, 초코파이, 컵밥, 우유, 콜라, 두유, 비타 500,
]

백팩배낭[
휴대폰, 예비배터리
카메라 삼각대, 킥보드 충전기
]

생수 2리터 2개, 500밀리 2개, 차량충전기, 종이박스, 플라스틱 테이블 3개(평탄화용), 킥보드, 헬멧

온습도계, 일산화탄소 경보기

※ 어떻게 하면 꼭 필요한 짐만 가져갈수 있을까? 미니멀캠핑 계속 고민중..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음에 감사를 느낀다
생태학습관 너머로 올라오는 해오름
햇빛을 받은 초목은 더욱 싱그럽게 살아나는 것 같다
아침식사를 위한 소박하지만 특별한 준비 / 앗, 코펠이 없다!
종이컵에 물 끌이기 바닥은 조금 타지만 끌일수는 있다
이 계절에 초목은 싱그러운 연두빛깔에 너무 좋다
람사르 문화관 앞 도로는 자전거를 타고 뚝방은 걸어본다
나무데크로 아름답게 정원처럼 꾸며져 있다
저수지를 감싸안은 나즈막한 언덕이 물에 비치니 한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4월의 햇살은 나뭇잎을 뚫고 보석처럼 빛난다
머물렀던 주차장에서 보이는 풍경은 예술이다 감나무가 잘 손질되어 따뜻한 햇살에 손을 흔든다
특별한 소로길을 발견했다 걸을때 사각사각 즐거운 소리가 난다
연꽃 밭에는 개구리 소리가 들린다 얼마만에 들어보는지...
아름다운 노란꽃이 우리를 반긴다. 안녕? 소금쟁이도 있네?
유채꽃 언덕넘어 한적한 느낌마저 든다
뚝방길에 쉬어가라고 이렇게 근사한 정자도 있다
유채꽃길을 걸어본다
무엇이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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