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이야기(김해 무척산 주차장)
내차는 2005년식 테라칸이다.
올해들어 차가 오래되어서 막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었다. 뭐 그닥 특별히 문제는 없었지만 연식과 킬로수 때문일 것이었다. 그러다가 유튜브를 요즘 차박(텐트를 치지않고 차에서 캠핑처럼 숙박하는 것을 차박이라고 한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그러고나서 여러 방송을 보니 테라칸 같은 SUV차량이 차박에 적합한 차량임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생각했다고 즉시 실행 할 수 있지는 않았다. 일단 차에서 잘때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썬팅을 다시했고(썬팅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이야기했다) 기존에 설치했었던 2열 차량커튼(테라칸은 7인승 차량으로 3열까지 있다)을 정비했으며 앞유리는 여름철 더위방지용 은박 가림막을 준비했다. 그리고 필요하면 종이박스로 잘라서 1, 3열과 후방 가림막을 만들어 볼까 생각했지만 일단 짐이 많아질것을 우려해서 만들지는 않았다.
차박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차에서 잘수 있도록 평탄화(차량 내부를 평평하게 만들어 반듯하게 누워 잘수 있게 만드는 방법)를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것이었다. 며칠을 유튜브를 보면서 고민했다. 능력이 좋은 사람은 3열 시트를 들어내서 틀을 제작해서 2열을 눕히면 평탄화가 되겠금 하는 등의 특별한 방법이 있었다. 그런데 7인승인 테라칸의 3열을 탈거하면 정기 검사를 받을 수가 없기에 법적으로나 안전 등 구조적으로도 문제가 발생하여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몇년전에 내가 해봤던 방법(그때 어떤 시험때문에 방을 구할 형편이 안되서 도서관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며칠 살아본 경험이 있었다)을 상기해보면 차량용 간이 침대(당시 약 9만원)라는 것을 사서 1열 시트를 눕여 1열과 2열을 사용해서 생활을 해 보았다. 그런데 침대 폭이 조금 작고, 천장이 낮아지고, 침대 천이 얇아 여름에만 가능할 것 같은(물론 바닥에 담요를 깔면 되지만) 조금 불편한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여러가지 고민하다 생각해낸 방법은 3열을 탈거하지 않고 펴서 등판을 접고 2열 등판을 접어보니 대략 높이가 맞는듯 하여 경사진 공간은 다른 것들(종이 박스나 눌려도 되는 짐들)로 채우고 에어 매트를 하나 사서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늘 애용하는 온라인 쇼핑인 옥션에서 검색해보니 여러 가지 에어 매트가 있었는데 내 차량의 꼭 맞는 적당한 에어 매트가 있어서 구입했다. 가격도 5만원 정도이니 마음에 꼭 들었다. 내가 가격 얘기를 자주 하는것은 비싼 돈을 지불할 것이면 카라반이나 캠핑카를 산다는 생각에 뭔가 혼자 계획하여 실행하는 것은 비용이 적으면 적을수록 그 기쁨과 만족감이 더할 것 같다라는 생각에서 가급적 비용을 적게 들이는 방향으로 선택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형편없는 것을 만들거나 사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이 에어 매트는 매트를 분할해서 테라칸의 2열 시트가 접히는 모양대로 좌우를 별도로 설치할 수도 있고 모두 바람을 넣어서 다 설치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매트다.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내서 매트를 만들었는지 참 고맙고 신기했다.
매트를 사고 냄새가 많이 나서 한 이틀 정도는 집 베란다에서 냄새를 빼고 또 이틀 정도는 방에서 깔아 실제로 누워 자면서 어떤 불편함이 있는 가 점검을 해보았다.
그리고 어젯밤 한쪽 면을 깔고 자 보았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아주 편하게 잘 잘 수 있었다. 테라칸의 2열과 3열을 접으면 길이가 180cm 정도까지 나오고 총폭은 140cm가 조금 넘는다. 그래서 전면을 모두 깔면 성인 두 명 정도가 편안히 누워 잘 수 있는 공간이 나오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넓은 면 반만 펴서 깔았다. 왜냐면 비가오게 될 때 차 밖으로 나갈수 없기 때문에 생활공간이 필요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아침 식사 등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또 새로 구입한 것은 차량 씨거짹에 꼽아 전압을 측정할 수 있는 전압계 이다. 이것은 별도의 전기기구를 따로 챙겨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짐이 많아지면 여행이 힘들다라는 생각에) 차에 있는 전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안심하고 사용하기 위해 차량의 전원 상태 숫자로 표시해준다. 예를들어 시동을 끈 상태에서 12.5v에서 차량 라디오등 휴대폰을 충전하며 사용하다가 11.8v로(수치는 유튜브에서 봤음) 떨어지면 그때 시동을 걸어 차량의 배터리를 방전되지 않게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새로 산 물건들을 포함해서 챙겨갔던 준비물을 적어보면,
에어매트 세트, 침낭,
세면도구(치약, 치솔, 면도기, 비누, 수건), 물티슈,
앞유리 가림막,
간이 부탄가스난로, 야간 LED랜턴
먹을것(구운계란, 믹스커피, 컵라면, 물 등)
* 그런데 먹는것은 현지 식당에서 사먹는 것을 생각하여 비상용 정도로만 챙겨갔다.
차박장소 선택에 있어서도 많은 고민이 생겼다. 그래서 택하게 된 방법은 최근에 가입한 산악회 동호인에서 정한 토요 산행지가 있으면 금요일 저녁에 퇴근해서 그 주변에서 일박을 하고 산행에 참석하는 방법을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면 따로 내가 고민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차박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정해진 첫 번째 차박장소는 무척산 주차장이다. 김해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고, 이곳 무척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되었다. 주차장 주변에는 빛이 없어 캄캄했으며 넓게 네 면으로 된 주차장에는 차량이 몇 대 주차되어 있었다. 너무 캄캄에서 일단 잠자리를 펴서 준비하고 화장실를 찾을 엄두가 나지 않아 차 주변에서 양치하고 세수는 물티슈로 간단히 씻고 바로 누워 잤다.
처음에는 약간 더워서 침낭을 배 살짝 걸쳐 두었다가 새벽녘이 되니 매우 쌀쌀했다 그래도 가져간 침낭으로 춥지 않게 잘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소 쌀쌀했지만 산책할 정도는 되어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전형적인 시골로 공기가 참 맑았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도 아주 좋았다 역시 주차장 입구에는 화장실이 있었고 너무 시설이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점은 찬물만 나온다는 것이었다. 지하수인지 물도 매우 찼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하여 휴대폰으로 주변을 검색해보니 가까운 식당이 없다 어쩔 수 없이 가져간 구운계란과 두유 등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코펠 정도는 하나 있어야지 컵라면 정도나 햇반등을 데워 먹을 수 있겠다.
식사를 마치고 믹스커피 한잔하면서 간이난로를 따뜻하게 틀어놓고 지난 몇주간의 생각과 실행 들을 정리해서 글로 적어본다.
지금 나는 무척산 주차장에서 푸른 신록에 둘러싸여 있다. 이곳까지 오기까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렇지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다. 다음에는 어느 곳이 될까 기대가 되며 오늘 조금 부족했던 부분은 다음에 또 채워서 와야겠다라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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