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겠다고 다짐한 지도 꽤 시간이 흘렀지만, 글을 쓰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가끔은 쉽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쓰면 쓸수록 글쓰기가 쉽지 않다고 느껴진다. 아이들 공부하는 것도 그렇겠지? 쉽게 시작해서 어려워지는 것들이 우리 삶 속에는 제법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재밌게 살아가고, 그 살아가는 것을 재밌게 이야기하듯이 표현하고 싶다. 그중에 하나가 차박 캠핑인 것 같다.
차박은 차에서 잔다는 것이고, 캠핑은 자연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차박 캠핑에 관심도 많고 많이 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유튜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차박 캠핑을 위해 준비하는 것들, 또 차박 캠핑을 하는 모습들을 담아서 올린다. 그것도 역시 그들만의 고유한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그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글을 써서 이야기하듯이 풀어 가보자고 생각했다. 며칠 전 칼의 노래 작가 김훈이 자전거를 타고 여행한 여행기를 읽어보니 문장 하나하나 작가다운 섬세함과 독특한 표현에 감동을 받았다. 내가 그 사람처럼 수준 있는 글을 쓰기는 어렵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지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글을 써서 즐거움과 도움을 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차박 캠핑의 첫 번째 어려움은 어디로 갈 것인가이다. 벌써 네 번째의 차박 캠핑을 다녀왔지만, 매번 어디에 갈 것인가가 참 어려우면서도 금요일 밤에 나서는 차박 캠핑을 위해 월요일부터 틈틈이 행복한 고통을 느낀다. 그건 마치 로또 복권 한 장 사서 토요일을 기다리는 기쁨과 비교할 수 있을까? 하여튼 그런 기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 장소를 찾기 위해 내가 이용하는 방법은 카카오 지도 앱이다. 집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좋은 둘레길이나, 또는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안가는 없을까 하면서 몇몇 후보지를 정해놓고 주차장은 있는지? 화장실은 어떤지? 주변에 연계해서 볼 곳은 있는지?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지? 등등을 생각하며 찾아본다.
그렇게 후보지가 정해지면 거리뷰를 통해서 실제 주변의 모습은 어떨지 살핀다. 막상 현장에 나가보면 그 거리뷰가 거의 비슷해서 현장에서 지형지물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아주 유명한 지역은 지도 찾은 아래쪽에 블로그도 많이 작성되어 있어서 사진과 글들을 확인해 가면서 어디로 갈지 정한다. 특별히 요즘 찾는 장소는 일단 사람이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휴양과 관광의 목적등을 만족하는 곳, 화장실에서 씻을 수 있는 물이 나오는 곳, 차에서 자고 일어났을 때 눈을 딱 뜨면, 아 내가 자연에 나와 있구나 하고 만족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에는 그런 기준으로 찾은 곳이 진해 천자봉 산림욕장 주차장이다. 주변에 산림욕장, 숲 속둘레길, 생태숲 전시관, 진해 보타닉 뮤지엄, 목재문화 체험장 등이 있다.
저녁을 먹고 아내랑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밤 10시경, 30대 이상의 주차를 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에는 3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주차장은 평탄하지 않고 약간 경사져 있어서 경사진 방향으로 차를 주차시켰다. 차를 세워놓고 주변을 보니 태양광으로 전력을 모았다가 비추는 표지등들이 주차장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씻고 쉬기 위해 주차장에 붙어있는 화장실에 가보았는데, 역시 생각했던 만큼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고, 나중에 아내에게 들어보니 여자화장실에는 더운물도 나온다고 한다.(남자 화장실에도 더운물 데우는 기계는 보였는데 고장 났나 보다.) 낮에 비가 많이 내려서 이번에는 우중 차박 캠핑을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도착했을 때는 다행히 비는 그쳤다. 만약 비가 온다면 하고 차에서 내리지 않고 캠핑할 수 있도록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일단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주차장에서 가까운 곳에 보타닉 뮤지엄이라는 곳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밖에서 보면 막 들어가 보고 싶을 정도로 화려하다. 입장료는 3천 원이고 밤 11시까지 운영한다. 돌아와서 인터넷 찾아보니, 보타닉은 식물이라는 뜻이니 보타닉 뮤지엄은 식물 박물관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안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늦은 시간까지 손님이 있는 것 같고, 예전 다른 곳 허브 농장 같이 꽃이 잘 가꾸어진 정원 같다. 나중에 한번 이곳만 정해서 방문해 봐야겠다.
금요일에는 그동안 몇 주간 시청한 부부의 세계를 하는 날이다. 이제 15회, 16회 두 개 회차가 남았다. 지난번과 같은 방법으로 모바일 핫스팟을 켜고 태블릿 PC를 연결해서 시청을 했다. 이번에는 많이 피곤했었는지 둘 다 드라마 앞부분을 놓치고 잠깐 잠이 들어버렸다. 이제 차에서 태블릿으로 드라마 시청이나 영화를 보는 것에는 문제없을 것 같다.
시청 후 밖에 나오니 밤새가 슬피 운다. 산세가 깊어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자는 도중에는 비가 잠시 내렸는데, 역시 텐트가 아니라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이것이 차박 캠프의 장점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그쳤고, 산 중턱까지 안개가 껴서 신비스러운 모습을 연출한다. 멀리 진해만에도 해무가 쫙 깔려서 그림 같은 바다를 보여준다. 주변은 온통 푸릇푸릇한 녹색의 싱그러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아침이다. 그래 역시 나오길 잘했지. 비염이 있고 후각이 예민한 아내는 너무 공기가 좋다며 연신 공기를 마음껏 마셔본다. 어디를 가나 이른 아침에 도착하는 탐방객들이 많은데, 벌써 너 다섯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등산을 출발했는가 보다.
침구를 한쪽만 접고 아침준비를 하는데, 아침에 알게 된 사실은 아내 쪽 등에 받치는 부분이 없어서 허리가 좀 아팠다고 한다. 돌아와서 주중에는 좀 더 평탄을 다시 연구해서 만들어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매번 임시로 하다 보니까 시행착오가 반복된다. 공부나 캠핑이나 반복적으로 해야지 관심과 수준이 올라가는 것 같다. 아침식사는 즉석 누룽지탕과 동원 죽이다. 따뜻하게 식사를 하고, 과일과 믹스커피 한잔. 카~!! 자연에 나와서 먹는 것은 좀 더 수고스럽지만 역시 조오타!!
밥을 먹고 앞에 있는 작은 식물원에 들어가 보았다. 여러 가지 모양과 색깔의 꽃들이 환영해 준다. 집에서 작은 화분에 키우는 다육식물이 이곳에서 엄청 큰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 주변에는 등산로와 산책로 등 다양한 탐방로가 잘되어있다. 아주 초록초록해서 저절로 발걸음이 옮겨진다. 영산법화사를 지나서 산길로 오르다가 임도와 연결되는 약 2시간 정도의 둘레길을 걸으면서 부부의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꽃을 피운다. 그리고 그 길에는 실제 많은 꽃과 식물이 우리를 즐겁게 해 주고, 좋은 공기를 한껏 마시면서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 영산법화사는 건물이 좀 특이했고, 그 길로 들어서니 큰 석가모니 석상이 놀라웠다. 생태숲을 지나는 길은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조금은 습한 기운이 들었다. 광석골 소류지는 한가한 느낌이 들면서 주변에 꽃들도 잘 가꾸어졌다. 멀리 진해만에 떠있는 여러 대의 화물선이 흥미롭다.
이렇게 한 바퀴를 돌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매번 갈 때마다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매번 보완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이곳 산림욕장의 모든 탐방로를 다 걸어보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에 다시 와서 탐방해 보기로 다짐하며,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살다가 또 나와 보겠다고 다짐을 한다.
이번 차박준비물(밑줄 친 것이 사용한 것이다)
에어매트 세트, 침낭, 깔개, 모기장(집게), 앞유리 가림막, 모포
가방[
세면도구(치약, 칫솔, 면도기, 비누), 수건, 물티슈,
간이 부탄가스난로(부탄가스), 야간 라이트
코펠, 미니화목난로, 전기파리채, 종이컵, 휴지, 에프킬라, 버너,
]
스티로폼 박스[
구운 계란, 믹스커피, 컵라면, 초코파이, 컵밥, 우유, 콜라, 두유, 비타 500, 동원죽, 누룽지 컵, 과일,
]
백팩배낭[
휴대폰, 예비배터리
카메라 삼각대, 킥보드 충전기
]
생수 2리터 2개, 500밀리 2개, 차량충전기, 종이박스, 플라스틱 테이블 2개(평탄화용), 킥보드, 헬멧온습도계, 일산화탄소 경보기, 플라스틱 테이블 1개(평탄화용), 차량용 선풍기, 샤워텐트,
※ 평탄화를 다시 해서 테이블 2개를 줄였으나, 다시 연구해야 할 것 같음. 차량용 선풍기와 샤워텐트 새로 구입함. 킥보드는 혼자 갈 때만 챙겨 가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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