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같은 생각이지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이 분주하고, 훈련도 되어 있지 않고, 이젠 눈도 금방 피로해진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것은 책을 읽은 후에 내가 얻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밀리의 서재'의 전자책은 듣고 읽고 하기 때문에 템포와 집중력을 도와준다.
이게 아니었으면, 나는 아직도 책 읽기를 어려워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참 감사한 세상이다.
이번 책은 그런 감사한 세상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나는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블로그는 왜 써야 하는가에 대한 궁극적인 생각을 해 보게 하는 책이다.
책을 읽고 몇 가지 키워드가 떠올라 그 키워드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번아웃
직역하면 '타 버렸다'는 뜻이다.
얼마 전 간호사들의 괴롭힘 중에 '태움'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태움을 강요한다.
태움은 말 그대로 태울 정도로 일을 혹사시킨다는 말이다.
그만큼 그 간호사 집단은 힘든 집단이나, 스스로 그 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것에 놀라웠다.
일을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더 이상 태울 일에 대한 열정이 없는 상태이다.
왜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일을 많이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객관적 설명이 이 책에 인간 성장사에 따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중에 생각나는 것은 대기업들은 가장 우수한 대학의 인재를 선발하여,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휴일도 없이 일을 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기업들도 그 기업이 우수한 기업이므로 모델화 하여 따라 하는 사회적 문화가 깔려 있다고 한다.
그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기업 내에 초과근무 수당과 구내식당 등의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그러고 보니, 간호사도 공무원도 직장도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으면 시스템 안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사람들을 피로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근태관리를 위해 cctv, 휴대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등의 모습도 들린다.
그런 좋은(?)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런데 학비가 없어도 은행에서 학자금 대출을 해준다.
나중에 좋은 직장을 얻어 갚으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대학을 졸업하라고 부추긴다.
중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바쁘게 살아간다.
공부하는 것을 놓치면 낙오된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좋은 대학을 가는 생활 이외에는 다른 활동은 하지 않는다.
초등학교도 그렇다.
영유아기 조차도 부모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피곤하다.
MZ세대
그런데 농업사회였을 때는 낮에 농사짓고 밤에 쉼의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바뀌고, 세계대전을 지나면서 남녀의 고유의 역할이 없어지고, 출산율이 적어지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자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가길 원하는 부모가 많아졌다.
그 부모들은 베이비 부머 세대로 전쟁 이후에 출산율이 높았을 때, 경제 성장률이 높았을때,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온 부모들이다.
그리고 그 베이비 부머 세대의 자식들이 대체로 MZ세대이다.
M은 밀레니얼(2000년 이후) 세대, Z는 X(70년생), Y(80년생), Z(90년생) 세대의 Z세대이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대체로 같은 동시대이기에 MZ세대라고 부른다.
* 참고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세대 구분에는 차이가 있다. 위 구분은 내가 대략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기준을 고려하여 정한 것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가 경제의 파이가 커져서 그 팽창 경제가 한계점에 이르렀다.
성장이 둔화되니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이후에 구조조정을 통해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아졌다고 한다.
일자리는 줄어든 반면, 질 높은 교육을 받은 많은 MZ세대가 경제 시장에 나온다.
참 구조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누구도 해결할 능력이 없는 것 같다.
정신적, 물질적으로 여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일자리가 부족하다.
아니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MZ세대가 20~40대로서 사회에 생산활동의 주류로 진입했다.
긱 경제
전통적인(?) 일자리는 일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다양한 업무내용이 있었다.
회사에는 사무원도 경비원도 환경미화원도 소속 직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효율성을 이유로 회사의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외부인원으로 아웃소싱을 한다.
같은 직장을 다니고 있어도 소속 직원이 아닌 경우가 많다.
경비는 경비업체가 환경미화는 환경업체가 사람들을 제공했다.
공장도 정직원과 하청근로자로 나뉜다.
회사는 하청직원에 대한 근로환경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그런 하청업체가 아닌 스마트폰 앱에서 그 역할을 가져가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시간을 쪼개 주고 시급을 정해준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도 제공받는 사람도 그런 플랫폼 안에서 찾는 환경이다.
프리랜서
그렇게 나타나는 직업이 프리랜서 직업이다.
스스로 시간과 가치에 따른 임금을 정할 수 있다.
때론 쉴 수도 있다.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주도권을 갖는 사람들은 일부이며, 대부분의 프리랜서 직종의 사람들은 쉼없이 일하게 된다.
왜냐하면 임금의 주도권이 개인에게 없으며, 쉬면 돈이 생기지 않으니까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더욱더 정직원에게 주었던 혜택을 줄 필요가 없어져서 비용을 절감하게 되며, 프리렌서 직원은 위험과 비용을 자신이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근로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우버
그런 변화에 우버라는 회사가 등장한다.
이 회사는 기존의 택시 산업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플랫폼화 하여 일반인도 틈틈이 택시처럼 승객을 태워 돈을 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당시에는 매우 획기적으로 새로운 산업기반을 구축한 듯이 생각되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여러 가지 플랫폼 기업이 있다.
'배달의 **', '**오 택시', '여기**' 등등.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획기적인 새로운 산업이라기보다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기존 산업의 변화일 뿐이며, 지금도 기존 산업과 반복적으로 갈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게 되었다.
결국 파이의 양은 정해져 있는데, 마치 파이를 키운 것 같은 착시효과를 갖게 하여 다른 사람의 파이를 가져가는 것과 같다고 할까? 그보다도 지금은 그 파이의 양이 더욱 줄어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이렇게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우리는 손 안의 핸드폰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터넷 속도도 다른 나라보다 매우 빠른 편이라고 들었다.
위와 같은 산업구조의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없다.
그래서 여가 활동도 틈틈이 해야 한다.
그런 기술과 산업의 변화에 맞춰하는 여가를 인스타그램이라고 본다.
멋지고 좋은 사진을 통해 자신을 보여주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현실의 모습이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다른 사람의 멋진 모습을 통해서도 대리 만족을 한다.
다행인 것은 인스타를 통하여 가치와 기준이 높아졌다는 것인데, 단점은 그것을 결국 소비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질 높은 소비활동을 통하여 사회가 계속 성장해 나간다는 개념인 것 같다.
안타까운 점은 그만큼 부작용도 있다는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과하게 보여주기를 위해 살아가는 것과 비용과 시간을 과하게 소비하는 것이다.
결국 그런 기술들은 쉬려고 누워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여가 같지 않은 여가
그로 인하여 사람들은 여가를 즐길 줄 모른다.
여가 시간에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묵시적인 생각들이 있다.
따라서 순수한 여가 활동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쉬는 것도 즐기는 것도 경제 활동의 연장선에 스스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도 독서를 하는 것 블로그를 쓰는 것이 그런 경제 활동에 정신적으로 매여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 사람들의 가치관에 나를 옭아매지 말고 경제활동은 뒤로 미루고, 처음에 생각한 독서와 글쓰기의 본연의 목적을 통하여 나를 단련하고자 하는 원래 취지를 상기해 보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육아
그런 MZ세대 여성들은 아이를 낳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많은 고민 속에 있다.
책에서는 일본의 출산율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현재 출산율은 그보다도 너 낮다.
그만큼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에 충만하라."라고 말하고 계신다.
자연의 식물을 봐도 '싹트고 성장하여 꽃피고 열매 맺고'를 세대에 걸쳐서 반복한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도 인류의 번영을 위해서 그렇게 일하고 먹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현대 사회에 여성의 가사와 육아는 매우 가혹한 환경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남성으로서 어떤 방법으로 그 가사와 육아, 자녀양육에 함께 할 수 있을 것인가 신중하게 고민하고 대화하고 실행해야겠다.
투표
작가는 여러 사람 중에 나 혼자만의 문제이면 개인의 문제이나, 여러 사람의 공통된 문제라면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고 인식하길 바라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투표라는 집단행동을 통하여 우리가 원하는 사회로 변화시켜 가자고 주장한다.
정말 사회의 현실을 분명하게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고,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그런 정치 지도자들이 나오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도 그런 지도자인 줄 분별하여 뽑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좋은 지도자와 좋은 국민이 나와야만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일하는 가치에 보람되고, 여가시간을 순수하게 활용하고 웃고 즐기고, 아이들을 낳아 안전하고 돈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런 나라를 꿈꾸어 본다.
나의 인생은?
작가는 번아웃과 MZ세대, 일과 출산, 그리고 육아에 대해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투표로 집단지성화 하자는 주장을 했다.
나와 내 가족, 그리고 내 후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살게 될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지금 하고 있는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공부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든다.
이렇게 복잡 다양한 세상에 많은 정보를 통해 정보를 주는 사람들의 의도가 있을 것인데, 그것은 아마도 다른 경쟁자를 넘어뜨리고 자신들이 경제를 권력을 점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치 동물의 세계에 약육강식처럼.
블로그를 통해 돈벌이가 가능하다는 등. 뭘 해보라는 등은 그런 의도가 있거나, 그런 의도는 모르지만 그 의도에 세뇌된 사람들의 반복된 메시지이다.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그런 복잡하고 잡다한 정보에서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 함께 나누고 성장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서둘지 않겠다.
늦어지고 돌아가는 것 같아도 한걸음 한걸음 제대로 가겠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다지 많지 않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 가바사와 시온 지음, 오시연 옮김 / (주) 쌤앤파커스 / 2016년 (0) | 2022.09.17 |
---|---|
책 : 역행자 - 자청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0) | 2022.09.17 |
책 : 횡설수설하지 않고 핵심만 말하는 법 - 야마구치다쿠로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15년 (0) | 2022.08.14 |
책 : 다산의 마지막 질문 - 조윤제 / 청림출판(주) / 2022년 (0) | 2022.08.13 |
책 :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우종영 / 메이븐 / 2019년 (0) | 2022.06.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