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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 나무옆의자 / 2021년

by 나를단련 2022. 4. 7.

어떤 노숙인에게 사건이 하나 생긴다. 편의점 주인의 지갑을 주워서 돌려주는 사건. 그리고 편의점 주인과 관계가 생긴다. 노숙인은 기억을 잊어버려 자신의 과거를 모른 채 편의점 주인의 배려와 필요로 야간 알바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조건은 술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숙인은 비교적 빠른 시간에 편의점 일을 배우기 시작한다. 자신의 이름을 '독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편의점이를 통하여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해 나가기 시작하고 아울러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므로써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눌했던 말과 행동은 정상적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누구보다도 편의점에서 꼭 필요한 알바가 되었다.
그러던 중 편의점 아들이 자기 사업을 위해서 편의점을 팔라고 사장인 어머니에게 말했는데, 야간알바 때문에 팔수 없다는 말을 듣고 독고를 해고히기 위한 빌미를 잡고자 흥신소에 뒷조사를 부탁한다.

그러는 동안 독고는 기억을 되찾기 시작했고 편의점을 떠날 무렵 자신의 뒷조사를 하던 흥신소 노인에게 우연한 계기로 대화를 하게되어 편의점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안내한다. 그리고 자신은 사장에게 말하고 대구로 의료봉사를 간다.

독고는 의사였다.
대리의료 사고로 가정이 깨지고 그런 일들로 술을 먹게되어 기억을 잊고 노숙인으로 살았다.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알바라는 낮은 위치에서 동료의 힘든 속사정을 들어주었고 이웃의 어려운 점을 들어 주었다. 한 시나리오 작가는 마치 이 책의 작가인양 그런 야간 편의점 알바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간다.

뒷부분의 시점의 반전은 놀라웠다.
독고의 시점으로 앞에 일어난 모든 에피소드를 다시한번 스크린해 주었다. 그러면서 기억이 돌아오는 모습도 보여준다. 독고는 이미 이른 시간에 기억이 돌아왔지만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까지 낮은 곳에서 자신을 다스려왔다.

그리고 결정적인 가족에 대한 잘못을 깨닫고 마지막으로 의료봉사를 나서며 자신과 가족에 대한 잘못을 씻고자 한다.

어떤 위치에 있는 가는 누가 정한 것일까?
사회적 통념에 의한 직업의 귀천을 느낀다.
의사는 높고 편의점 알바는 낮다?
겉 모습으로는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내면의 모습에 높낮이는 없는 것이다. 그저 직업의 모습이 다를 뿐이다.

크리스쳔으로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여 사장님의 진솔한 삶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것은 종교인으로서도 피할 수 없는 일반적인 환경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자신의 사업을 위해 어머니가 운영하는 편의점을 처분해 자금을 대주기를 원하는 아들, 그리고 매출이 그닥 좋지 않은 편의점, 그래서 사람들은 그 편의점을 불편한 편의점이라고 한다.

그 불편한 편의점에 한 사람이 들어 옴으로서 좋은 편한 편의점이 되었다. 사람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반증일까? 그러나 그 사람 조차도 자신의 원래 자리에서는 그렇게 좋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모습이다.

나도 불편한 사람이 아닌 친절하고 편한 사람이 되고 싶다. 문제가 생겨서가 아니라 일상이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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