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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 : 신안증도, 엘도라도 리조트, 목포 케이블카 가족여행

by 나를단련 2020. 8. 13.

여행을 다녀오면 피곤하다. 피곤해서 글을 남기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불편하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내가 여행 후 피곤한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것이다.

이번 여행은 원래 아내랑 둘만 다녀오려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딸과 아들이 고등학생이기 때문이다. 흔히 고등학생이면 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에 깔려(?) 있다. 그러나 전반기 기말고사도 끝났고, 방학도 이틀 전이고, 올해는 방학도 짧고 그저 그런 성적에 학원도 그만 다니겠다고 하고 여러 이유로 함께 1박 2일의 여행을 가기로 했다. 뭔가 하기 싫으면 참 하기 싫은 이유도 많다. 하고 싶은 이유가 많았으면 좋겠는데...

나의 삶을 돌아보니 전라도 지역을 많이 가보지 못했던 것 같다. 특히 신안은 처음가는 것이다. 신안은 예전에 송나라 배가 침몰했다는 보물선 이야기로 들어봤다. 물론 엄청나게 값나가는 보물선은 없었다. 또 기억 속에는 누군가가 신안 증도를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고 해서 마음속에 한번 꼭 가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가족간의 친목단합, 친밀감 형성, 서해안 일대의 관광자원 탐방, 갯벌 체험, 석양과 노을 관찰 등을 생각해보았는데, 안타깝게도 계속 비가 와서 일정을 세우는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출발 당일에는 태풍 '장미'도 북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리에 앉아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일단 계획대로 출발한다.

출발 전 준비해야 할 것은 고등학생 자녀들이 방학 전이어서 학교에 탐방 계획서와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제도는 참 괜찮은 것 같다. 어떤 목적에 따라 학생 본인이 희망하는 날짜에 결석처리하지 않고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제도이다. 덕분에 방학 전이지만 1박 2일의 가족여행이 시작되었다.

숙소는 직장에서 단체로 활용할 수 있는 신안 엘도라도 리조트가 예약되어 숙소와 주변 환경에 대한 부분 기대감이 있었다. 창원에서 신안까지는 차로 4시간이 걸린다. 꽤 먼거리다. 아침은 집에서 간단히 먹고 9시경에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렸다. 내차 아이오닉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있어서 반자동으로 자율주행을 하는데,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로 인해 레이더 작동이 안 된다는 경고와 함께 자율주행이 꺼져버렸다. 처음 겪는 경고등이라서 조금 당황했다.

신안에 거의 도착했을 때는 점심시간이 지났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맛집은 고향식당이라는 곳이었는데, 주 메뉴가 '짱뚱어 국밥'이다. 짱뚱어라는 고기 이름도 처음이고 그런 국밥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알았다. 그래도 지역에 독특한 맛집은 한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짱뚱어 국밥과 병어조림을 시켜서 먹었다. 짱뚱어 국밥은 갈아 만든 추어탕과 비슷한 맛이고, 병어조림은 가자미조림 같은 맛인데, 매운탕 같기도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국밥도 조림도 맛있다. 이곳에 오는 여행자들에게 한 번쯤 꼭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벽에는 짱뚱어 사진을 걸어놨는데, 참 웃기게 생긴 물고기다. 그리고 반찬으로 나온 농게 게장도 맛있었다. 농게는 특이하게 집게발 하나가 크게 생겼다.



엘도라도 리조트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간 조금 지났다. 생각에는 태풍이 와서 날씨가 좋지 않으면 리조트 내부에 수영장을 이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날씨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이동하는 동안에 염전이 보였는데, 비가오면 어떻게 하나 생각했는데, 염전은 비가 잘 오지 않는 곳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따라서 신안은 비가 많이 오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어쨌든 태풍은 그렇게 경상도 쪽으로 지나갔고, 남서해안 쪽인 이곳엔 날씨만 잔뜩 흐려있었다. 숙소를 배정받기 위해 체크인을 하는데, 연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숙소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좁았다. 우리 가족은 G3동 2층에 배정받았는데, 멀리 바다가 보인다.
특이한 점은 증도는 섬인데 다리가 있어서 차로 들어갈수 있는 곳이고, 섬 전체가 금연지역이라서 마트에서 담배를 파는 곳이 없다는 것이고, 기독교 신도 비율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그러고 보니 보통 식당에 들어가면 불교 관련 액자나 돈 관련된 인테리어 소품이 눈에 띄는 반면, 성구 액자가 눈에 띄었다.
리조트 시설은 조금 노후된 편이고 3층 정도의 나지막한 건물 동이 여러 동 있었다. 그리고 조금 불편한 점은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동선이 길고 높으면 불편할 수 있겠다 싶다. 그런데 우리 숙소에 보니까 3층까지 짐 올리는 엘리베이터는 있었다. 또한 숙소 내부에는 근사한 2인 욕조가 있다. 비만 왔으면 여기에 따뜻한 물을 넣고 반나절 푹 담가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짐을 풀고 안내 팸플릿을 보니까 문준경 선교사 기념관이 있어서 그곳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문준경 전도사는 성결교회의 교인으로 일 년에 고무신을 9켤레 닳을 만큼 신안지역 섬을 다니면서 전도를 하고 교회를 개척한 전도사이고, 한국전쟁 때 공산당에 의해 순교했다. 지금 그 영향으로 신안군의 90% 가 성결교회 교인이다.
기독교인으로서는 꼭 다녀가길 권해본다.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한 알의 밀알이 희생해서 많은 알곡이 생기는 결과를 이곳에서 실제 보게 되는 좋은 영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다.

문준경 전도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로 걸어본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76631

문준경(文俊卿)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891년 2월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면 수곡리에서 태어났다. 17살 때인 1908년 3월 결혼했지만 남편이 제대로 돌보지 않아 20여 년을 시부모와 함께 살았다. 그러던 중 목포 북교동성결교회에서 기독��

encykorea.aks.ac.kr

숙소로 돌아오는 방향으로 짱뚱어 다리를 방문했다.
나무데크로 만든 갯벌 위에 세워놓은 걷기 길 다리인데, 갯벌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고 갯벌을 보면 농게 등 게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또 재밌는 게, 짱뚱어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오~! 저게 짱뚱어구나?' 이곳을 걸어가면서 갯벌과 짱뚱어 농게 등 신안 갯벌을 확실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다행히 날씨가 흐려서 좋았다. 갈매기가 싸악 지나다가 탁 하고 잡아먹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게들도 무척 빨리 숨어서 잡아먹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특히 짱뚱어는 처음 보는 너무 신기한 물고기였다.

이 사진은 사진출품작에 전시되어 있는것을 너무 신기해서 찍어왔다.


다리를 건너가면 짱뚱어 해수욕장이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방문 기록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 사람들은 많이 없었다. 넓은 백사장에 물이 빠지고 있었는데, 물 빠진 모래사장이 곱고 단단했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리조트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정원이 아름답게 잘 관리되어 있었다. 서해라서 해가 떨어질 때 노을을 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서 마음을 접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날씨가 개어 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노을을 볼 수 있겠다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리조트에 연결된 해안으로 나갔다. 이곳은 설레미 해수욕장이라고 한다. 이름이 아름답다. 설레미... 정말 설레는 마음으로 해안에 나가 넘어가는 해를 보았다. 옆에는 설레미 캠핑장도 있다. 해수욕장에는 어린아이들이 놀 수 있을 만큼 물이 잔잔했다. 뒤에는 바베큐장도 있는데, 비용이 비싼 편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많이 없었다. 태양은 잠시 모습을 보여주고 금세 짙은 구름이 끼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숙소로 돌아올 때는 외곽의 둘레길을 걸어 돌아왔는데, 거리도 적당하고 바다를 접하고 있어서 좋았다. 리조트에서 판매하는 가마골 통닭은 바로 튀겨서 맛있었는데, 조금 가격은 비싼 편이다.


기상의 불안정으로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려 밖에서 하고 있던 라이브 공연도 중단되고, 천둥번개로 한두 번 전기도 잠깐 끊어지고 하는 때가 있었지만, 이것도 여행의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를 잘 마감하였다.

둘째 날
원래 계획은 리조트 홈페이지에서 안내된 대로 왕바위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편으로 차를 싣고 자은도로 이동하여 관광을 하고 목포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배는 미리 예약이 안되기 때문에 아침에 배편이 가능한지 하고 전화를 해 보았더니, 배가 8월 14일까지 정비를 한다고 해서 아쉽지만 계획을 차량으로 목포로 이동하는 것으로 자은도 관광은 건너뛰었다.
조금 시간의 여유가 생겨서 어제 늦어 다녀오지 못한 리조트 입구에 있는 신안갯벌센터 전시관을 관람했다. 이곳은 신안에 대한 특별함과 갯벌, 슬로시티 소개, 전호남 수석 전시관이 있어서 볼만하다.
하루 동안 리조트에서 보낸 소감은 코로나 19 상황과 긴 장마 기간이 아니었으면 더 사람들이 많고 관광지도 활성화되었을 텐데, 조금은 우울한 휴가지의 모습을 보아서 안타까웠다.

여담이지만 비용을 가장 적게 혼자 여행한다면, 차박 여행으로도 충분히 좋은 장소일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해본다. 깨끗한 화장실과 넓은 주차장들 그리고 너무 멋진 풍광... 멀지만 않으면 날씨 좋을때 또 차박여행으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목포 북항 케이블카 승강장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이 걸린다. 증도를 나오면서 우리나라에서 최대 규모인 태평염전을 지나나 왔다. 예전에 교과서에서만 보던 염전을 직접 보니까 신기했다. 갯벌에 빨갛게 자라는 해초는 마치 핑크 뮬리 같다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차를 이동했다.



점심시간에 목포해상 케이블카 북항 승강장에 도착했지만, 일단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 시간에, 기상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관광후에 식사를 하기로 했다. 관광객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케이블카는 북항승강장 - 유달산 - 고하도 승강장을 왕복하는 코스이다. 우리는 아래가 뻥 뚫려 있으면 무서울 것 같아서 일반 캐빈 케이블카를 탔다. 장점은 가격이 좀 더 싸고, 대기시간도 짧다. 크리스털 캐빈은 타고 싶은 사람이 많고, 케이블카 캐빈 개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예전에 통영 케이블카와 비교해보면, 통영은 천혜의 자연과 다도해를 볼 수 있다면, 이곳은 목포시내와 유달산, 바다를 복합적으로 볼수 있다. 그런데 태풍이 지나가서 그런지 바닷물 색깔이 뿌연 흙탕물이라서 아쉬웠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케이블카가 조금은 흔들렸지만 관람에는 문제 없어서 다행이다. 유달산 승강장은 지나가고 고하도 승강장에서는 꼭 내렸다가 타야 한다고 해서 내려서 둘레길을 돌아보았다. 잠 잘 되어있었다. 이런점은 통영에 비해 장점이라고 볼수 있다. 다행히 애들이 고등학생이라 걸어가는데 덜 힘들어했는데, 아이들이 어리면 걸어 다니는 것은 힘들 수 있겠다 싶다.
천천히 약 1km 정도 되는 길을 걸어가면 끝에 카페가 있어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이번에는 유달산에서 내려 목포의 랜드마크인 유달산을 올라가 보았다. 너무 좋은 것은 꼭대기까지 거리도 멀지 않고 길이 모두 나무테크로 정비되어 있어서 슬리퍼를 신고 갈 정도로 너무 편리하게 길이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만 갔다가 돌아올까 했었는데, 이렇게 짧은 거리와 잘 되어있는 길로 인해 마당바위라는 곳까지 다녀왔다. 한 30분 정도 천천히 다녀올 수 있는 길이다. 날씨가 흐린 게 이렇게 도와주는구나 하고 생각해 본다.
유달산 승강장 위에는 포토존도 잘 만들어져 있어서 그곳도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보길 권한다.



북항 승강장까지 다녀오니까 오후 2시 30분이 지났다. 무료 주차는 3시간까지 가능하여 전체적으로는 3시간 정도 케이블카를 타고 주변을 산책하고 하는 좋은 관광지인 것 같다.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목포는 산 낙지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우리 가족이 산 음식에 거부감이 있어서 '나주곰탕'으로 정했다. 우리는 보얀 흰색의 곰탕을 기대했었는데, 나주곰탕은 맑은 곰탕국물이었다. 잘 선택했다는 생각으로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목포에서 창원은 3시간 거리이다.
몸도 피곤해지고, 날씨도 어두워져서 다시금 비가 내린다.
코로나와 오랜 장마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비 피해도 있는 지역도 있다.
이런 시기에 어디를 놀러 갔다는 것을 이야기 하기가 조금은 미안하지만, 기록으로 남긴다는데 의미를 담고 싶고, 늘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니기에, 너무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 빨리 피해 입은 분들이 잘 정리되어 일상으로 돌아오길 기대하는 마음을 갖는다.

날씨로 인하여, 덜 좋을 수도 있지만 또한 날씨로 인하여 덥지 않아 편안히 걸을 수 있었던 이 여행에 온 가족이 만족한 여행을 했고, 다음에 좀 더 여유가 생기면, 날씨 좋을 때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이제 또다시 일상에서 열심히 살아가야 하고, 그래야 다시 여유가 생길 때도 더욱 기쁘게 그 여유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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