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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 : 창원둘레길 숲속나들이길 4구간(대암산 약수터 ~ 안민고개 약수터)

by 나를단련 2020. 7. 4.

네이버 밴드를 통하여 동네 산악회에 가입한지도 벌써 반년이 지나고 있다. 산악회에 가입한 이유는 혼자 산을 오르다 보니 지속적으로 오르려는 의지가 약해졌기 때문에 산악회를 통해서 어디를 갈지를 고민하지 않고 계속해서 갈 수 있는 동기 부여를 받고자 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렇게 가입을 했더라도 결국에는 본인 스스로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잘 되지 않는다. 또한 비슷한 체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해야 낙오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체력적인 부분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한 고려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번에 둘레길 스탬프 투어를 하겠다고 2개 구간을 찍고 왔는데 마침 산악회에서 창원 둘레길 숲속나들이길 4구간을 간다고 하니 속으로 친목도 다지고 운동도 하고 스탬프도 찍고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일기예보에는 비예보가 없었는데 어젯밤에 예보에 없던 비가 많이 내려서 조금은 날씨에 대한 불안감은 있었으나 아침에 보니 오히려 흐린 날씨로 둘레길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집결지는 안민고개 약수터 주차장에 8시 40분까지 도착하기로 했다.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어야만 지치지 않고 산행을 할 수 있기에 평상시 보다 더 적극적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사전에 안내된 안민고개 약수터 주차장에 가기 전에 규모가 작은 주차장이 두 개 더 있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평소 그냥 지나치던 일상이 무언가 정해지면 특별한 일상이 된다는 사실을 요즘 새롭게 느끼고 있다. 특히 이런 상황이 여행이나 등산 등에서 평소와 다른 계획과 실행을 통해 경험하는 것 같다.

8시 40분에 도착하니 회장과 일행이 나와 있었고 주차면은 벌써 다른 탐방객들 차량으로 만차되어 있어서 주차라인이 없는 공간지에 세워놨다. 이번 둘레길 코스는 왕복이 아니라 구간 이동이므로 다른 회원의 차량을 함께 타고 대암산 입구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거기도 벌써 많은 회원들이 산행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20명 남짓되는 비교적 많은 인원이었다.

인원 확인 및 출발 준비를 위해 예정시간보다 15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 평상시 산 정상을 향하던 발걸음과는 달리 평탄한 숲속길을 걷는다는 마음에 가볍게 발걸음을 이동했다. 대암산 등산로 입구에는 탐방객의 편의를 위해 깨끗한 화장실이 있다. 내가 차박 여행을 하게 된 이후부터 화장실이 어떤가 하고 보는 습관이 생겼다.

처음에 눈에 들어온게 도토리 저금통이 보였는데, 왜 사람들이 도토리를 주워 저 함에 넣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그냥 한쪽에 던져 놓으면 썩어서 다람쥐가 못 먹는 건가?'하고 생각해본다.

몇백 미터를 지나니 본격적으로 둘레길을 지나게 되었는데, 바닥이 야자 매트로 잘 깔려 있었다. 마치 영화인들의 레드카펫을 밟고 걸어 나가는 기분이 난다. 그리고 초록 초록한 주변 환경은 언제라도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며, 맑은 공기로 인해 콧수멍이 뻥 뚫리는 경험을 준다. 그동안 얼마나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살았었는지 알게 해 주는 곳이다.

잠시 후 대암산 약수터 스탬프 포스터를 만났다. 얼른 가방에서 준비해 간 스탬프를 마치 보물 찾기에서 보물 쪽지를 찾은 아이처럼 기쁘게 찍고 계속 이동했다.

약수터에서 목을 추기고 이동하다 보니 나무로 조각한 시판이 이동로에 있었다. 제법 길 둘레길을 이동해야 해서 여유롭게 서서 시를 읽진 못하고 나중에 읽어볼 샘으로 연신 카메라에 담아왔다.
개인적으로 구간을 짧게 정해 간다면 잠시 쉬며 시를 읽고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그중에 하나를 소개해 본다.

샘물 - 김달진

숲 속의 샘물을 들여다본다.
물속에 하늘이 있고 흰 흰구름이 떠가고 바람이 지나가고
조그마한 샘물은 바다같이 넓어진다.
나는 조그마한 샘물을 들여다보며
동그란 지구의 섬우에 앉았다.

비가 와서 습도가 높지만 날씨가 흐려서 숲 속 나들이길은 시원하다. 모두들 잦은 산행으로 단련되어서 인지 쉼 없이 걸어 나간다.
지나다 보면 바위 돌길도 만나는데, 돌이 비에 젖어있어서 많이 미끄러웠다.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또다시 이동하다 보면 누군가 쌓아놓은 작은 돌탑에 눈길이 간다. 또 숲 속 길 사이로 보이는 도심의 아파트들도 눈에 띈다. 길이 너무 잘 정비되었고 이정표도 잘 세워져 있어서 만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대암산 둘레길 끝자락에는 사람들이 쉬고 갈 수 있도록 계곡과 폭포, 팔각정이 있다. 이후부터는 작은 시내가 많이 나타나고 시내를 건너기 위한 나무다리들이 아기자기하다. 지역이 습한지 바위와 나무에는 이끼가 많이 끼어 있었고 어떤 나뭇가지는 어두운 숲 속에서 햇빛을 보기 위해 해 방향으로 가지를 펼치고 있었다.

지나다가 마주친 노란 꽃과 누군가 나무로 조각해 만들어 놔둔 장승은 반갑다. 정글과 같은 숲 속길을 한참 지나면 1차 종착지인 성주사 주차장이 나온다. 거기서 부터는 잠시 숲속 둘레길이 아닌 차도 옆에 조성된 둘레길 구간을 걷게 된다.
담장에 안내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담장 밖으로 작은 호수도 보인다.

점심때가 돼서 우연히 만난 보호수 아래 팔각정에 모두 모여 앉아 각자 가지고 온 점심식사를 꺼내 나누어 먹었다. 밥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 식구라고 했던가? 우리는 서로 남이지만 밥을 함께 먹으면서 형제, 자매가 되었다. 특별히 우리 산악회는 비슷한 연령대를 통제하여 뽑아서 더 친밀도가 높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식사 후에 주변 공장에 협조를 구해 화장실을 이용하고 안민고개 약수터 방향으로 다시 숲 속 길로 들어갔다. 여기는 자전거 동호인들을 위해 MTB 도로도 조성되어 있다. 산을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이는 걸어서 어떤이는 자전거를 타고서...

오래된 고목을 지나 걷고 또 걷고... 슬슬 지쳐가기 시작할 무렵, 드디어 종착지인 안민고개 약수터에 도착했다.
숲 속 나들이길 4구간은 12.6km에 5시간 정도면 충분히 이동 가능하다. 아기자기한 높낮이로 산행의 재미를 주며 맑은 날씨에도 우거진 숲으로 시원할 것 같다. 아쉬운 점은 긴 거리에 간이 화장실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짧은 바지를 입으면 모래가 신발안으로 들어가니 긴바지를 입을 것을 권하고 여름철 등산에는 해충방지제도 준비하면 좋겠다.

혼자 하면 할 수 없고 하기 싫은 일도 함께하면 해낼 수 있다는 교훈을 얻으며 둘레길 체험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긴 여정을 향해 함께 출발한다.
도토리 저금통은 왜 있을까? 사람들의 눈에 띄는 곳에 다람쥐를 부르고 싶은 가 보다.
야자 매트로 잘 깔려 있는 길이라 좋다.
스탬프 투어 포스터 이다. 얼른 준비해간 스탬프 북에 찍어간다.
약수터가 있어 한모금 마신다.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계곡은 근사하다.
안내를 위한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
잣나무 인가? 길게 쭉쭉 뻣어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돌과 숲 너머로 창원시내가 보인다.
누군가 돌을 쌓아 탑을 만들어 놓았다.
잠시 휴식시간에 땅이 젖어 나무 그루터기에 가방을 올려 놓고 쉰다.
야자 매트가 예쁘게 깔려있는 이런 길 너무 좋다.
인공계곡의 폭포도 있다.
소나무 군락지 이다.
작은 개울 지나는 나무 다리도 즐겁다.
누가 이런걸 여기에 만들어 놨을까?
꽃도 누가 이렇게 예쁘게 창조했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의 손이 닿은 아름다운 계곡길이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계곡은 더욱 아름답다.
성주사 입구로부터 나오는 둘레길은 도로와 연해있다.
이정표도 울타리에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다.
이 꽃 예전에 천사의 000 이라는 꽃인것 같은데 이름을 까먹었다 ㅠㅠ 이 계절에 내가 좋아하는 꽃이다.
울타리 넘어 저수지도 보인다.
보호수 아래서 잠시 쉬며 점심식사를 했다.
생존을 위해 꼬부랑 꼬부랑 자라는 나무를 사진에 담아간다.
큰 나무 그루터기를 돌아 우리는 계속 행진한다.
안민고개 숲속길에는 산악자전거를 위한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최종 종착지를 향해 마지막 발걸음을 내딛는다.
혼자하긴 힘들어도 함께하면 가능하다는 교훈을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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