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기 위한 조건은?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여유가 갖춰져야 진정한 여행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어떤 여행을 할 것인가는 세 가지의 균형을 잘 파악하여 자신에 맞는 여행을 하면 된다.
나는 특별히 먹는 여행을 잘 못해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은 내게 적합하지 않다. 먹는 것은 그저 간단하게 해 먹거나 이동로상에서 먹고 싶으면 사 먹으면 된다. 요즘엔 편의점이 곳곳에 있어서 나 같은 사람은 비교적 먹는데 불편함은 없는 것 같다. 또 씻는 것과 싸는 것도 중요한데 이것 역시 화장실이 너무 잘되어 있어서 불편한 점은 없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차박 여행은 자전거 인증센터를 경유하며 다녔는데, 모든 인증센터 화장실은 정말 끝내준다. 또한 조금은 부족하지만 강 주변에 공원들도 비교적 좋은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자는 것을 차에서 하기로 정해놓고 집을 나서면, 먹고 씻고 볼일 보는데 그다지 불편한 점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차량 기름값과 가고 싶은 유원지 입장료, 식사에 들어가는 비용 이외에는 경제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차박 여행이 매력 있다. 개인적으로 비용을 일부러 많이 쓰지 않는 여행을 선호한다. 돈 많이 들고나가면, 좋은 데서 자고 좋은 것 먹지 뭐하러 불편하게 차박을 하겠는가? 그 불편한 가운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해본다.
그런데 어디를 가고자 할 때 용기가 부족한 것 같다. 솔직히 집 밖을 떠나는 게 두렵다.
그 두려움을 깨고 나갔을 때 마주치는 새로운 장면들은 내게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차박 여행을 혼자 왜 하냐고? 아직 잘 모르겠다. 미지의 세계로 나를 이동시킨다는 묘한 매력 때문인가? 그렇다고 벌써 그만두고 싶지는 않으니까 계속 이런 방식으로 나갈 것 같다.
어젯밤엔 낙단교에서 너무 많은 비가 와서 불안한 마음에 자기 전에 차를 둑방 쪽으로 옮겨놓고 잤다. 유비무환이다. 비가 예보되어 있을 때 강 주변에 주차장은 신중해야 할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고, 내가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강물은 아주 평온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간단하게 즉석죽을 아침식사로 데워먹고 낙단교 주차장 화장실은 불편해서 세수만 하고, 상주보로 이동했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상주보 화장실은 좋았다. 어제 비가 많이 내려 굽 굽 했었는데, 머리도 감고 상쾌하다. 이번 차박 여행은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미가 포함되는데, 비교적 잘 진행되는 것 같다. 상주보 안에 있는 물문화관을 탐방했다. 어제는 월요일이라 시설들이 휴관했었는데, 오늘은 열려 있었다. 사진과 북카페 등이 있었다. 특히 사진은 낙동강 정비사업 이전과 이후에 대한 사진을 비교해 주었는데, 정비사업 이전에는 강 폭이 좁고 강바닥에 퇴적물이 많아서 태풍과 큰 비에 수해를 입은 모습이었고, 모든 하천변에는 비닐하우스가 설치되어 농사를 짓고 있었다. 이후 사진은 강이 정비되어 농업용수를 충분히 확보하고, 수해를 방지하였으며, 하천변은 수변생태공원을 조성해서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는 비닐하우스들이 제거되었다. 일단 이 사진으로만 봐서는 강 정비사업이 잘 된 것 같다. 또 보너스로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다닐 수 있게 해 놓은 것도 좋다.
작년에 캄보디아를 처음 갔는데, 비행기가 착륙하기 직전에 아래에 보이는 모습이 비가 많이 내렸는지 논과 마을 곳곳이 침수된 모습을 보았다. '낙후된 국가는 강 정비가 부족한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상주보에서 상주 상풍교로 이동할 때 들렀다가 갈만한 관광지가 없을까 하고 찾아보니, 상주가 자전거 도시라고 홍보가 되어 자전거 박물관을 들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동하다가 보니 자전거 길이 잘 조성되어 있었는데, 도로의 높낮이가 매우 높아서 일반 자전거를 타고는 이동하기 어려울 듯하고 산악자전거 라야 가능할 것 같았다.
이동 중에 너무 멋진 인도교가 만들어진 곳이 있어 차를 잠시 세우고 돌아보았다. 이곳은 경천섬 주변으로 관광지가 조성된 곳이었는데 그 다리는 낙강교이다. 잠시 돌아보니 정말 잘 만들어진 것 같았다. 다리 위는 시원했다. 내가 차를 세운 주차장은 회상나루 주차장인데 이곳은 차박을 해도 정말 좋을 조건을 다 갖추었다. 편리하고 깨끗한 화장실, 넓은 주차장, 차에서 바라보는 넓은 강이 보이는 뷰, 그리고 아름답게 조성된 공원과 산책로까지 정말 최고의 차박지이다.
계속해서 자전거박물관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하나도 없고,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박물관이다. 근처에 있는 상주박물관도 농사와 관련된 박물관인데, 이곳도 초등학생 이하 자녀들과 함께 오면 좋을 것 같다. 역시 여행은 연령대에 따라 관심도가 다른 것 같다. 둘 다 입장료는 천 원인데,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기가 싫어서 바로 다음 스탬프로 향했다.
상주 상풍교는 도착하고 보니 보가 아니었다. '그렇지, 제목도 상풍교인데..' 이제까지 큰 규모의 보와 시설들만 보고 왔다가 처음으로 보가 없는 스탬프 포스터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이제까지 갔던 스탬프 포스터 중에 주변이 가장 허름하다. 뭐 주변에 볼 것은 없고, 식당과 숙소 광고물만 주변에 어지러이 붙어 있었다. 스탬프를 찍은 후 안동댐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렇다고 해서 고속도로로 가고 싶지는 않아서 국도로 이동했다.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다. 이동 중에 하회마을 안내표지만이 보여서 하회마을을 가보고 싶었다. 다행히 이동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주차장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가방과 휴대폰만 들고 이동했다. 입장료는 5천 원이고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간다. 셔틀버스는 10분 간격으로 이동하고 이동시간은 1분이 걸린다.
딱 도착한 하회마을은 민속촌 같다. 초가집과 기와집, 그리고 흙과 돌로 쌓은 담장길.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온 듯 한 느낌이 든다. 또한 탐방객도 별로 없고 상주하는 사람들도 잘 보이지 않아서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하다.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르는데서 하회라는 이름이 유래되었고 조선시대의 학자인 류성룡이 자란 곳이라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만큼 한 번쯤 가 볼만한 곳이다. 안내도를 따라 1시간 30분 정도 걸어서 이동하는데 특히 개인적으로 좋은 곳은 부용대가 보이는 만송정 숲을 지날 때 좋았다. 돌아오는 시간이 걱정되어 조금은 조급하게 보았는데, 반나절 정도의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안동시내를 지나 안동댐으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안동시내는 큰 강을 끼고 있어서 편안하고 깨끗한 좋은 도시같이 보였다. 안동댐은 유원지가 조성되어 있어서 탐방객들이 많았다. 특히 월영교라는 다리는 강을 가로질러 만들어진 둘레길로 강의 가운데는 월영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는데 그곳에 앉아 있으면 아주 시원했다. 마음 같아서는 그곳에 앉아 달뜨기만 기다려 달이 물에 비치는 모습까지 보고 싶었지만 짧은 일정에 긴 거리를 다시 돌아와야 했기에 다음을 기약한다.
안동댐에서 스탬프를 찍고 어제 비가 많이 와서 거꾸로 가기가 어려워 지나쳤던 구미보 인증센터를 들러 스탬프를 마저 찍고 창원으로 향했다. 이로서 낙동강 자전거길 상하류의 12개 스탬프는 완성되었다.
일상으로 돌아오니 조금은 피로감이 있었지만 잘 마무리되었다는 성취감에 좋았다. 긴 거리를 차로 이동하면서 두 군데서 차박을 하였는데, 좀 더 여유를 갖고 즐기기 위해서는 한 곳에서 차박을 하며 며칠 동안 충분히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방법도 좋은 것 같다.
특히 이번에 다녀온 곳 중에는 구미보 수변공원, 안동댐 월영공원, 안동 하회마을, 상주 낙동강 회상나루 관광지, 칠곡보 생태공원, 강정고령보 대구 강정 유원지는 차박 여행지로 며칠간 지내면서 주변을 돌아보기도 좋은 곳인 것 같다.
일상으로 돌아와서 기쁘다. 다시 잘 준비해서 다음 여행을 기약해야겠다.
7월에는 바다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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